바람부는 성북동

성북동이라고 하면 떠오르는 건 김광섭 시인의 '성북동 비둘기'다.

그래서 약간은 성북동 하면 떠오르는 것들은 어둡고 짙은 것들 뿐이었다.


하지만 이번에 처음 가보고 난 뒤 생각이 많이 바뀌었다.

길은 어디 하나 제대로 되어있는 곳이 없어서 내 방향조차 가늠이 안될 때가 많고,

잃어버린 길을 다시 되돌아가려면 가파른 언덕이나 내리막이 힘들게 했다.


그런데 이상하게 내가 생각하던 성북동의 느낌보다 더 좋은 느낌이었다.

바람은 많이 불었지만 딱히 힘들지 않았다.




작은 카페. 어떤 카페보다도 한 잔 해보고 싶었다.

하지만, 오늘은 휴무일.














우리는 커플사진을 이렇게라도 찍게된다.












골목이 매우 비좁지만 꽤 마음에 들었다.

마치 어린 시절 장난을 치고 놀던 곳이 이런 곳이지 않았을까하고.

어린 시절이 잘 기억나진 않지만 난곡동과 신림이었으니까 비슷하겠지 싶었다.







굽이굽이 높은 담벼락 사이의 좁은 골목 덕분에 빛이 스며드는 모습은 예뻤다.












여기저기 서서 산자락을 보는 맛도 있다.

물론 일반 가정집이니까 발소리, 말소리는 조용히.












가로등 불빛이 유난히 예뻐보였다.

회색 빛깔의 제각기 다른 모습을 한 건물들 사이에 있어서 그런가.







성북동에서의 하루가 다 갔다.

바람이 참 잘 부는 동네라 그런 지 꽤 추웠다.

이렇게 보니까 더욱 그런 생각이 들었다.


성북동은 참 높고 낮음의 차이가 꽤 난다.

그렇지만 그게 모든 것을 결정하는 건 아닌 것 같았다.


날 좋을 때 한 번 더 와야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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