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전히 그 자리에, 시골모습

2019년이 시작되면서 갑자기 불어온 열풍은 '뉴트로'다.

즉, 레트로의 감성을 경험하지 않았던 새로운 세대들의 새로운 해석을 일컫는말이다.

 

하지만 제대로 된 감성을 느끼긴 어렵다. 그저 세월이 지나 남은 것들 뿐이고 그마저도 흉내낸 것이 대부분이다.

해를 거듭하면 거듭할수록 과거를 지우는 속도는 빨라지고 있다.

이제는 5년만 지나도 아주 오래된 과거처럼 느끼는데에는 도시의 빠른 속도와도 크게 영향이 있다.

 

하지만 시골에 가면 그런 감정을 느낄 수 없다. 그저 묵묵히 빠르게 흘러가는 시간을 지켜볼 뿐.

 

 

어릴 때 봤던 것들이 그대로 남아있고, 심지어 위치도 안바뀌는 물건들도 있다.

그냥 그것들은 원래 존재했던 것처럼 남아있고 그걸 보는 나도 크게 어색함을 느낄 수 없다.

 

 

내가 뛰놀던 시절에 숨고, 지나다닌 길들도 그대로 있었다.

저기 앉아있다가 고양이를 보고 소스라치게 놀라 술래에 걸렸을 때가 생각났다.

그럴 때가 있었지.

 

 

그냥 좀 넓은데서 불을 아무데나 피우고 빙 둘러 앉아 고기를 구워먹는다.

지금은 거의 볼 수 없겠지만 아직 남아있긴 하다.

 

 

서로의 안부를 묻기도 하고 짖궂은 농담도 하고.

 

 

 

 

 

 

 

 

고기를 구워먹을 때면 늘 피어오르는 연기에 눈이 아프고 뜨기조차 어렵지만

이상하리만치 그 자리에 눌러붙어서 먹게 된다. 그리고 그 맛은 집에 와서 더욱 강하게 남고.

 

 

 

 

 

 

 

 

시골을 보고 있으면 시간은 느리게 가지만 기분은 빠르게 좋아진다.

그냥 그런 모습으로 그대로 남았으면 하는 바람이 들었다.

'아나로그-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시작하는 여름은  (0) 2019.07.17
바닷가 이야기  (0) 2019.06.09
주말시선 # 1  (0) 2019.05.13
해방촌의 여름  (1) 2019.02.22
가마쿠라 #2  (0) 2019.02.14

이미지 맵

'아나로그-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